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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개발서적 이외)

『왕자님을 만날래요 신데렐라는 뻔뻔하게 말했다』

by 미티치 2020. 8. 8.

가볍게 읽은 책이었다. 이 책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이유없이 사랑해라’ 인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꼭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책이었다. 사실 크게 설득력이 있는 책은 아니라 느꼈는데 읽다보니 어느순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조건없이 사랑해라 라는 의미를 필자가 전달하기 위해서 '꼭 설득력이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의도가 나에게는 통한 것 같다) 나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남들에게 더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굳이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데. 이 말을 전하기 위해 어떤 근거를 덧붙일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는 것. 우리는 이미 '노력하는 나', '애쓰며 살아가는 나'를 사랑하도록 교육받아왔고 습관적으로 '노력하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나'로 살아왔기 때문에 이 습관을 한번에 고치기란 여간 쉬운게 아닐 것이다. 내가 아무것도 안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부터 고민해봐야겠다. 휴일에 아무것도 안하면 불안한 나지만, 그렇게 하루를 빈둥대며 보내도 불안해하지 않고 '나 참 잘하고 있어!' 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을까?

 

드라마는 잘 보지 않는데 최근에 '멜로가 체질'이라는 드라마의 어떤 장면을 우연히 유투브에서 보게 되었다. 드라마 작가인 여주인공이 드라마를 준비해야하는, 가장 바빠야하고 가장 조급해야할 시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하루종일 가만히 앉아서 멍을 때리는 장면이었다. 조급한 드라마 감독은 그녀와 드라마에 대해 회의하러 그녀를 찾아왔다가 함께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간다.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가장 조급할 시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도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자주인공이 옆에서 보채면 말을하면 에너지 소모된다며 말린다. 이 장면을 보면서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저런 하루, 그리고 저런 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몇 주간은 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느낌으로 지낸다.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안고 모니터 앞에 몇 시간을 앉아있다가 집중력을 쉽게 잃고, 결국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퇴근을 하고. 그 문제로 며칠을 앓으며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우연히 다른 시야에서 생각했을 때 그 문제는 아주 쉽게 해결되는 경험을 한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해야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언제 어디서 치고 들어올지 모르는 문제들과, 나는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도 늘 완벽히 잘 해내는 것이 디폴트이다. 라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진짜로 솔직하게 말해서 결과는 이 압박감에 반비례하는 성과가 나타날 때가 많았다. 

 

이런 내 경험들을 비춰보면, 나에게 필요한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내 능력을 과대평가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면. 그럼 더 쉽게 풀릴 문제일텐데. 알면서도 참 어려운 것 같다.

 

쓰다보니 이 책의 논지와는 약간 벗어난 서평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그 모습의 치명적인 단점까지도 다 인정해야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지 않을까?